전체메뉴닫기

명인을 만나다

HOME > 농촌 공감 > 명인을 만나다
인쇄 주소복사

운명처럼 만나 숙명이 된 김치

배추김치 김순자 명인 식품명인 29호
'맛있는 김치'만 찾는 어린 손녀딸을 위해 할머니는 제일 좋은 재료를 고르고 골라,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아 김치를 담그셨다.
김치 안에 오롯이 담긴 그 마음을 먹고 자란 김순자 명인은 오늘도 김치를 담근다.
우리 땅에서 자란 좋은 재료로 정성껏, 우리 김치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을 꿈꾸며.
글. 박향아 / 사진. 전재천
배추김치 김순자 명인 식품명인 29호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 김치만으로 매출액 500억 원 달성한 ㈜한성식품의 대표이사, 25개국에 김치를 수출하며 김치의 세계화에 이바지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 등 '김순자'라는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김순자 명인님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시나요?
제 이름 앞에 참 많은 수식어를 붙여주셨네요. 제게는 다 소중하고 감사한 수식어지만, '대한민국 김치 명인', '김치명장'으로 불릴 때가 가장 기분 좋습니다.


김치는 각자 집에서 담가 먹는 것이 당연하던 1986년에 김치 회사를 설립하셨습니다. '김치를 팔아보자'고 생각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김치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었습니다. 식품 알레르기가 심해서 생선이나 콩조차도 마음대로 먹지 못했는데, 유일하게 제 몸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김치였어요.

맛있는 김치를 먹고 싶다며 투정을 부리니, 할머니와 어머니는 몸이 약한 저에게 밥 한입이라고 더 먹이겠다며 '몸에 좋고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주시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셨죠. 아마 전국의 맛있다는 김치는 다 먹으면서 자랐을 거예요.

덕분에 건강도 되찾았고요. 그렇게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의 김치만 먹다가 사회에 나가 외식을 해보니 맛있는 김치가 없는 거예요. 속상하더라고요.
어린 시절 나의 유일한 먹거리였던 김치, 할머니와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맛있는 김치를 더 많은 사람의 식탁에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김치를 팔아보겠다'고 했을 때 '누가 김치를 사 먹겠냐'며 모두 반대했지만, 자신 있었어요. 누구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김치를 만들 자신, 그래서 오랜 고심 끝에 김치 사업을 시작하게 됐지요. 건강치 못했던 어린 시절, 운명처럼 찾아온 김치가 이젠 숙명이 되어 김치와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대량 생산 체제에서도 '좋은 재료로 정성껏, 가족을 위한 김치를 담근다'는 기본을 지켜오셨기에 '김치 명인'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김치 사업을 해오시면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으신가요?
한국 식문화의 유산인 김치를 보전, 계승한다는 의무와 책임감으로 원재료부터 만드는 과정까지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처음 김치 사업을 시작했을 때, 재료를 사러 시장에 갔더니 시들시들한 배추를 꺼내주는 거예요. 김치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니 으레 싼 걸 쓰겠거니 한 거죠.

그래서 저는 "가장 싱싱하고 비싼 것으로 주세요" 했더니 다들 수군거려요. "그래서 어디 장사나 제대로 하겠느냐"면서요. 근데 저는 계산기 두드리며 대충 김치를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우리 땅에서 자란 신선하고 질 좋은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야 우리 김치의 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중 산지 계약재배를 통해 가장 좋은 재료만을 선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치요리하는 명인
젓갈도 남해의 싱싱한 새우로 담은 새우젓과 잘 익은 멸치젓을 직접 정제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각 재료의 맛을 살리고 익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김치를 위해 고집스레 이어가고 있는 방식입니다.
김치 재료

미역김치, 황제 김치, 미니롤보쌈김치 등 다수의 특허 김치를 개발하며 김치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 "이번 김치는 맛이 없다"고 하면 할머니와 어머니께서는 이것저것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셔서 제 입맛에 맞는 새로운 김치를 만들어주셨어요. 어린아이 입맛에 맞는 김치를 만드시겠다고 그렇게 노력하셨는데,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김치를 만드는 기업이 새로운 김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1999년도부터 저염도 저자극 김치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어요. 작은 아이디어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직접 김치에 적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다양한 김치 특허를 획득하게 됐어요.
다양한 김치 종류
↑김순자 명인은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을 김치 제품에 적용해 다양한 김치 특허를 획득하게 됐다.



강원도 정선 김치테마파크는 우리 김치를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어린아이들부터 외국인까지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김치의 매력과 소중함을 경험하고 있는데요. 김치를 알리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에서 '파오차이'를 내세워 자신들이 김치 종주국이라고 주장하는 걸 보면 분하고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요. 제가 김치는 한국 고유의 음식임을 세계적으로 공표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주장한 것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란 우려 때문이었죠. 우리의 전통 김치는 분명 중국의 파오차이, 일본의 배추절임과는 다릅니다. 익어가는 과정에서 건강한 유산균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김치가 유일해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리 김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치테마파크를 통해 전통 방식으로 김치를 담그는 법을 체험하고, 우리 김치의 역사와 우수성에 대해 알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 때문에 떠들썩했던 때가 있었죠.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가 나오면 안 먹는 사람도 많았고요. 그냥 나 하나 안 먹는다고 바뀌지 않아요. 우리 김치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중국산이 아닌 우리나라 김치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강원도 정선 김치테마파크 우리 김치를 직접 체험관
↑ 우리 김치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설립한 김치테마파크



명인님이 생각하는 김치의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에게 '김치'란 가족을 위해 맛있고 건강한 김치를 만들려 노력하셨던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입니다. 저 역시 어릴 적 가장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담아 김치를 담그시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마음을 오롯이 담아, 건강하고 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의 김치가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김치 홍보와 교육에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배추김치 김순자 명인 식품명인 29호



명인에게 [소비공감] 독자들이 직접 물었습니다
Q질문1인 가구를 위해 혼자서도 쉽게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최** 독자님
1인 가구라면 좋은 재료를 선별해 만든 김치 제품을 구입해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웃음) 집에서 김치를 만들어 먹고 싶다면, 정석대로 통배추를 절이지 말고 적당히 배추를 잘라 파, 마늘, 젓갈, 고춧가루, 소금과 함께 밥을 조금 갈아서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서 드셔보세요.
Q질문김치를 만들 때 보면 지역마다 젓갈이 다르던데, 젓갈마다 어떻게 맛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김** 독자님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젓갈로 사용하다 보니 지역마다 넣는 젓갈이 달라졌지요. 새우젓은 갑각류라 껍질까지 녹아 들어가기 때문에 칼슘이 많고, 시원한 맛을 냅니다. 멸치젓은 지방이 많은데요. 특유의 비린내가 있어서 진한 맛을 내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황석어젓이나 조기젓, 밴댕이젓을 많이 사용하는데, 특유의 쿰쿰한 맛이 특징이죠.

*독자 질문에 선정되신 분께 명인의 '겉절이(2kg)'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