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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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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으로
청결하고 똑똑하고 튼튼하게

전남 영광군 이로운세상
노지 농사가 '하늘과의 동업'이라면, 양진선 대표의 새싹삼 농장은 '스마트팜과의 협업'이다.
새싹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조건인 온도와 습도, 급수와 조명 등을 모두 ICT 기술 기반의 스마트시설로 해결하는 까닭.
그는 스마트팜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농사에 자신감을 얻는 한편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글. 민경미 / 사진. 전재천
스마트팜에서 키운 새싹삼, '스마튼 새싹삼'
스마트팜에서 키운 새싹삼, '스마튼 새싹삼'
이로운세상 농장을 찾은 날은 이곳에서 생산하는 새싹삼에 어엿한 이름이 생긴 첫날이었다. '이로운세상 새싹삼' 대신 '스마튼새싹삼'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새싹삼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고민하던 차에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브랜딩 교육에 참여했어요. '내가 생산한 농산물은 내가 디자인한다'는 주제로 6주 동안 브랜딩 교육을 받았는데, 저희 농장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담아 '스마튼 새싹삼'이라는 브랜드네임을 만들었죠."

스마트팜으로 청결하고 똑똑하고 튼튼하게 재배한 새싹삼이라는 의미를 담은 '스마튼 새싹삼'에는 양 대표 말대로 스마트팜이라는 이로운세상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스마트팜, 즉 ICT 기술 기반의 농업 시스템은 귀농을 망설이던 그가 결심을 굳히는 데도 주효했다. "쉰 살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제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영광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인생 2막의 선택지에 귀농은 떠올려본 적조차 없었어요.

스마트팜이라는 선진 농법을 알게 되고, 스마트팜 농장 견학 후에야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들더군요." 여기에는 아내 원도경 씨의 역할이 컸다. 기업 컨설턴트였던 도경 씨는 일하는 틈틈이 남편과 함께할 사업 아이템 발굴에 나섰고, 우연히 스마트팜으로 재배하는 새싹삼을 접하고는 무릎을 탁, 쳤다. 스마트팜으로 재배하는 새싹삼은 노지 농사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남편을 설득하기에 제격이었던 것. 마침 새싹삼의 시장도 막 형성되는 시기였다.
2011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새싹삼은 뿌리를 먹는 인삼과 달리 뿌리보다 줄기와 잎에 사포닌 성분이 2~4배가량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아삭한 식감까지 즐길 수 있어 고급 횟집과 한정식집, 고깃집 등에서 요리와 함께 내거나 샐러드, 비빔밥, 주스 등에도 쓰이기 시작한 것. 적은 면적에서도 재배할 수 있고, 1년에 최대 12기작까지 가능해 고소득 작목으로 주목받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스마트팜에서 키운 새싹삼, '스마튼 새싹삼'
새싹삼은 뿌리를 먹는 인삼과 달리 줄기와 잎에 사포닌 성분이 2~4배가량 더 많이 함유돼 있다.



한 번 설정하면 고정, 편리한 스마트팜
이로운세상의 새싹삼은 1~2년근의 뿌리만 있는 묘삼을 옮겨심은 후 수경재배로 3~4주 정도 더 키워 줄기와 잎이 나왔을 때 수확해 판매한다. 전통적인 농사에 비하면 단출한 과정이지만 초기 설비비 등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양 대표는 고향 집에서 어머니가 창고로 쓰던 3평 규모의 공간을 개조해 시험재배부터 시작했다. "일 년 넘게 시험 재배를 하면서 다양한 실패를 경험했어요. 냉동 묘삼을 냉장으로 옮긴 후 실온에서 해동한 다음 식재를 하는데, 관리를 잘못해 한 번에 400~500만 원씩 손해를 입었죠. 다행이라면 작은 규모였기에 실패의 영향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가 규모를 키워 지금의 농장을 지은 건 재배법에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얻은 지난해 7월이었다. 토지비에 설비와 건축비 등 2억 원을 들여 신축한 80여 평의 농장에서 사무실 등을 제외하면 새싹삼을 키우는 재배공간은 60여 평. 재배실 문을 열면 '훅' 밀려오는 인삼 향과 함께 5만 주에 달하는 새싹삼이 칸칸이 제각각의 연둣빛으로 채워져 있다.

이곳에서 사람의 몫은 묘삼 식재와 수확뿐, 나머지는 대부분 스마트팜의 영역이다. 양 대표 부부가 인근 지역에서 구입한 묘삼을 한 뿌리씩 스펀지에 심어 동그란 구멍이 나 있는 플라스틱판에 꽂으면, 이후부터는 미리 설정해둔 급수와 온도, 습도, 조명이 자동으로 새싹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한다.

"새싹삼 재배환경은 고정적이라 한번 설정해두면 계절이 바뀌어도 상관없어요. 모든 기능이 자동화되어 외부에서 다른 일을 보는 동안에도 농장 안에서는 새싹삼이 건강하게 자라죠."
샤인머스캣 재배를 가능케 한 스마트팜
60여 평의 재배실에는 5만 주에 달하는 새싹삼이 칸칸이 채워져 있다.
한 번 설정하면 고정, 편리한 스마트팜




새싹삼과 함께 가능성을 키우는 농부
요즘 양 대표는 대기업에서 판매기획을 담당했던 내공을 발휘해 판로 개척과 마케팅 전략에 역량을 쏟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판로와 매출 모두 늘어났지만, 농촌에서도 새로운 경쟁력 확보는 필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작은 판매 시기를 놓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새싹삼의 활용처를 찾는 거였어요. 자체 개발한 새싹삼 차와 새싹삼을 동결건조해 만든 새싹삼 라떼 분말 등이 폭발적인 반응을 끌면서 가공품을 하나의 사업 카테고리로 추가했죠." 새싹삼이 귀농 청년농부 사이에서 인기 작목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새싹삼 재배 농가가 늘어난다는 건 가격경쟁력 하락은 물론 머지않아 매출에도 타격을 입힐 터. 이러한 예측이 새싹삼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가공품을 통한 새로운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해 실행에 옮기는 노력도 같은 맥락이다.
"시험 재배까지 2년여에 걸쳐 새싹삼 스마트팜을 운영하다 보니 재배설비의 보완점이 보이더군요. 이를 토대로 설비 제작 전문가들과 협업해 스마트 재배설비를 제작 중인데요.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스마트팜 덕분에 땀 흘릴 시간을 아껴 새로운 경쟁력을 찾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농촌에서의 가능성을 키워간다는 양 대표. 스마트한 시스템과의 협업으로 영리한 농업을 실천 중인 그의 꿈은 고향 영광은 물론 세상에 이로운 농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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