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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그림 속 조선후기 서민 음식

조선시대 4대 화가로 꼽히는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산수, 인물, 도석, 불화, 화조 등 모든 장르에 능했던 그는 특히 서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일상생활을 소박하고 익살맞게 표현한 한국적 풍속화의 대가이다. 김홍도의 그림 속 조선후기 서민 음식, 그리고 그 요리법을 소개한다.

글 엄용선 / 사진 한식 아카이브

조선후기 최고의 화가, 서민 삶을 그리다

김홍도는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의 지도를 받아 그림을 그렸고, 그의 추천으로 도화서 화원이 되어 정조의 신임 속에 당대 최고의 화가로 자리잡았다. 시와 글, 그림과 음악 등 다방면에 걸친 교양을 갖춘 인물로 특히 한국적 특성이 두드러진 화풍을 확립, 그가 그린 풍속화는 조선 후기 백성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배경을 생략하고 색의 농담을 사용, 명암과 원근감을 새로운 기법으로 과감하게 표현한 김홍도의 풍속화는 그 주인공이 대부분 자신의 일에 종사하는 백성들이다. 장인들은 물건을 만들거나 집을 짓고, 농민들은 소를 끌고 밭을 갈며 새참(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을 먹는다. 아낙들은 우물가에 물을 뜨러 오고, 상인들은 봇짐을 지고 장사 떠난다. 하나같이 순수하고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솔직하고 거침없다.

김홍도가 활동했던 조선후기는 서민문화가 발달했던 시기다. 경제적인 여유를 기반으로 한 한양의 도시화는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다뤄지는 갖가지 소재를 제공하였고 많은 부를 축적한 서민들은 경제적 지위가 상승함에 따라 예술적 취향을 갖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이들이 바로 김홍도, 김득신, 강화연, 신한평과 같은 중인계급의 화가들이다. 이들은 서민들의 실제 모습에 대한 사실적인 접근이 가능했기에 과감하고 현실적인 풍속화를 많이 그릴 수 있었다. 조선 역사상 가장 안정되고 활기차며 번영하던 시대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김홍도. 특히 그의 풍속화는 구도 면에서나 동작의 표현, 붓놀림 등에서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데 이는 단순히 그 시대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그렸다는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옛 사람들의 삶을 음식에 담다

한 사발 밥에 한 그릇 반찬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는 여섯 명의 장정이 있다. 여기에 젖먹이 갓난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과 그 옆의 사내아이, 그리고 멀찌감치 떨어져 제 차례를 기다리는 개의 등장은 화면을 더욱 정답고 현실감 있게 한다. 웃통을 벗은 채 식사를 하는 일꾼의 모습이 대담하고 개방적으로 묘사된 그림은 [새참]이다. '새참'은 '사이참'의 준말로 끼니와 끼니 사이에 먹는 간식을 말한다. 가난한 대다수의 백성들이 아침과 저녁, 두 끼 식사만 했던 조선시대 이는 곧 '점심'을 의미한다. 그림 왼쪽 상단의 남자는 풀을 엮어 만든 '삿부채'를 들고 있다. 여름철 김매기가 한창인 농촌에서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온 사내들은 벌써 밥을 다 먹고 막걸리 한 사발을 걸치고 있다. 힘든 농사일을 하다 잠시 쉬면서 먹는 '새참'은 얼마나 꿀맛이었을까?

김홍도의 [주막]은 단원의 풍속화 중 보기 드물게 배경(부뚜막과 기둥 두 개로 떠받치고 있는 초가)이 포함된 그림이다. 화면 속에는 우리가 흔히 '주모'라 부르는 주막의 주인과 어린 아들, 곰방대를 문 젊은이와 패랭이를 쓴 중년의 사내가 있다. 이미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 젊은이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담배 한 대 필 여유도 없이 셈을 치르기 위해 쌈지를 연다. 음식을 푸랴, 돈 받으랴 한 눈에도 바빠 보이는 주모와 그녀를 더욱 바쁘게 하는 어린 아들의 보챔, 허리를 숙이고 숟가락으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는 중년 사내의 손에는 제머리통보다 큰 밥그릇이 들려 있다. 조선후기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여행한 서양 여행가들의 기록에도 당시 사람들의 대식문화에 대한 언급이 있는 걸로 봐서 그 양은 과히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 [새참] 김홍도, 18세기 후반, 종이에 담채, 27.0×22.7cm, 국립중앙박물관
  • [주막] 김홍도, 18세기 후반, 종이에 담채, 27.0×22.7cm, 국립중앙박물관

[노방로파]는 김홍도가 51세 되는 1795년, 충청도 연풍현감을 지내면서 그린 8폭의 '행려풍속도병' 중 하나다. 이 그림의 주인공인 노방(길가)의 노파(술독을 지키는 할미)는 싸리나무 돗자리를 길바닥에 깔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다. 왼손에 사기사발을 감싸고 오른손에 국자를 들었는데 국자는 이미 반 쯤 술독에 잠겨있다. 술독에는 일명 '앉은뱅이 술'로 통하는 청명주가 가득 할 것이다. 그맛이 매우 달고 진해 한번 입에 대면 멈출 줄 모르고 일이 급한 사람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한다는 마법의 술. 비록 농익은 몸은 세월에 묻혀 사라진 지 오래지만 그술만큼은 막 익어 푸릇한 달콤함으로 지나는 과객을 주저 앉힌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기메(Guimet) 아시아 박물관에서 소장중인 [설후야연]은 설야멱(雪夜覓)으로 야외에서 불고기향연을 벌이고 있는 권세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고깃덩이가 숯불에 익어가는 화로 주변으로 모여 앉은 양반 남성과 기생으로 보이는 여인들, 탕건만을 쓴 남자는 오른손으로 소주가 담긴 술병을 들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당시 조선의 육식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금지되던 고려와 달리 조선의 제사 문화는 고기음식의 발달을 가져왔고 다양한 요리법을 탄생시킨다. 그 중에서도 직화 형태로 고기를 구워먹는 즉석구이 문화는 한국만의 독특한 구이 문화로 지금도 고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 [노방로파] 김홍도, 18세기 후반, 종이에 담채, 34.8×106cm, 국립중앙박물관
  • [설후야연]김홍도, 18세기 후반, 종이에 담채, 80.5×44.6cm, 프랑스 기메박물관

김홍도 그림 속 레시피


  • 청명주

    청명주(淸明酒) : 봄철 청명(淸明)이 든 때 담근 술로 그 맛이 달고 진하다.

    재료

    찹쌀, 밀가루, 누룩

    만들기

    1. ① 찹쌀 두 말을 여러 번 깨끗이 씻어서 사흘동안 물에 담가둔다.
    2. ② 또 다른 찹쌀 두 되를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두었다가 불은 후 꺼내 가루로 만든다 .
    3. ③ ②를 두 말쯤 되는 물에 타서 누그름하게 죽을 끓인다.
    4. ④ ③의 죽이 식으면 누룩가루 한 되와 밀가루 두 되를 넣어 잘 섞어준다.
    5. ⑤ 술독에서 사흘간 발효한다.
    6. ⑥ 술이 된 후에는 체로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술만 독에 넣는다.
    7. ⑦ ①의 불려둔 찹쌀 두 말을 건져 고두밥을 만든다.
    8. ⑧ 다 된 고두밥은 식기 전에 ⑥의 술독에 넣어 시원한 곳에 두고 뚜껑을 덮어둔다.
    9. ⑨ 스무하룻날이 지나면 비로소 술이 익는다.

  • 맥적

    맥적(貊炙) : 돼지고기를 양념하여 재운 뒤 숯불에 구운음식으로 고구려에서 유래되었다.

    재료

    돼지고기 목살, 된장, 청주, 조청, 설탕, 참기름, 깨소금, 국간장, 채소(부추, 달래, 마늘 등)

    만들기

    1. ① 돼지고기(400g)는 1cm 간격으로 칼집을 내어준다.
    2. ② 달래, 부추, 마늘 등을 잘게 썰어준다.
    3. ③ ②에 물 2큰술, 된장, 청주, 조청 각 1큰술과 설탕, 참기름, 깨소금 각 1/2큰술, 그리고 국간장 2작은술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4. ④ 완성된 소스를 고기와 함께 30분 이상 재워준다.
    5. ⑤ 약불로 달군 팬에 고기를 올려 앞뒤로 은근하게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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