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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냄새를 없애고 젊음을 더하다 식품명인 62호 서분례 명인

한국의 대표 장류 중 하나인 청국장. 그러나 그 이로움에 대해 우리는 과연 충분히 알고 있을까? 오히려 냄새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기피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수십 년간 청국장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이가 있다. 청국장의 전통을 잇고, 대중화에 힘쓴 공로로 식품명인에 선정된 서분례 명인이다.

글 구지회 / 사진 정우철

명인님은 어떤 계기로 청국장을 만들게 되셨는지요?

사실 저는 어릴 때 청국장 냄새가 싫어서 먹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어머니로부터 자연스럽게 장 만들기를 배웠는데요, 성인이 된 후에는 지인들에게 나눠줄 용도로 된장과 청국장을 담갔지요. 그런데 몸에 좋은 청국장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어릴 적의 저처럼 냄새 때문에 청국장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지요.

청국장의 독특한 냄새의 원인은 무엇인지요?

발효하는 과정에서 온도와 습도 유지를 못해 균이 죽으면 냄새가 납니다. 가령 옛 어르신들은 청국장을 방에서 띄우셨는데, 그러면 방문을 열고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온도 차이가 나게 되죠. 그럴 때에 강한 균은 살아남지만 허약한 균은 죽어서 특유의 냄새가 났던 겁니다. 균이 모두 살아있으면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요. 이 말을 바꿔 말하면, '냄새가 나야' 청국장인 것이 아니라 '냄새가 나지 않을수록' 좋은 청국장인 것이에요. 살아 있는 균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는 거니까요.


명인님은 청국장을 어떻게 만드시나요?

우선 좋은 콩을 고릅니다. 국산 콩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콩에 상처가 있으면 청국장에서 균이 자라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깨끗한 것을 고릅니다. 깨끗한 콩을 1시간 30분 정도 푹 삶은 다음, 뜸은 3시간 30분 정도 들여요. 이후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 두면 스스로 열을 내며 발효가 돼요. 이때 습도는 85~95℃ 사이에 맞춰야 하는데, 저는 온도와 습도 조절 능력이 훌륭한 편백나무로 발효실을 꾸몄지요. 그렇게 36시간 동안 발효를 합니다. 발효가 시작되면 청국장균이 콩에 모여들어 이른 아침 서리처럼 하얗게 곰팡이가 피는데,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청국장 띄우는 사람들만 아는 아름다운 풍경이지요. 하지만 이 모습도 하루만 지나면 더 이상 감상할 수가 없어요. 청국장이 암모니아 성분을 내뿜기 시작하거든요. 이때 냄새가 나는 건 좋은 거예요. 냄새를 모두 뿜어 없애는 거거든요. 발효가 끝나면 더 이상 나쁜 냄새가 남지 않아요. 이후 냉장고에서 다시 한 달 동안 발효시키고 나면 우리가 먹는 청국장이 완성됩니다.


그밖에 청국장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신 점이 있다면?

젊은 사람들이 청국장을 먹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개발한 것이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한 '매운청국장'과 마늘의 알싸한 맛이 살아있는 '마늘청국장' 등입니다. 또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간편함'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2인분씩 소포장을 하고, 소금 간이나 양념을 미리 다 해두어서 쉽게 맛이 나도록 했어요. 덕분에 시간이 없고 요리 경험이 적은 젊은층도 맛있게 끓여 먹을 수가 있답니다.


일본의 낫토가 인기인데, 낫토와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우선 낫토는 인위적으로 종균을 주입한 것이에요. 반면 청국장이나 된장은 자연발효죠. 그리고 몸에 이로운 효소 단백질의 양도 낫토 대비 청국장은 약 2배, 2년 숙성 된장은 약 3배 많아요. 심지어 청국장 안에 낫토 균이 포함돼 있기도 해요. 낫토도 이로운 식품이겠지만, 청국장, 된장을 많이 드시는 게 몸에 더욱 이롭습니다.


집에서 간편하게 청국장을 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기밥솥과 전기방석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어요. 일단, 마른 콩과 물을 1:1.5 비율로 밥통에 넣습니다. 취사 버튼을 눌러 30분간 삶은 다음 보온 모드에서 30분간 더 두어 콩이 보슬보슬 잘 뭉개지도록 삶아 주세요. 이후 37~40℃로 예열한 전기방석 위에 면포를 까세요. 시골집 아랫목 같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거지요. 그 다음 젖은 면포를 깐 소쿠리 위에 삶은 콩을 둡니다. 그 위에 다시 젖은 면포와 솜이불을 차례로 덮어주고 나서 목욕 수건 같이 큰 천을 세 겹 정도 덮습니다. 온기가 나갈 틈이 없도록 만들어 주는 건데요, 이대로 3일간 두면 청국장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생 청국장을 시중에서 판매하는 청국장 상태로 만들려면 소금, 고춧가루, 고추씨가루 등을 넣고 양념하면 됩니다.

청국장 보관 방법은?

냉장고에 두면 일주일, 냉동고에 두면 6개월 정도를 맛있게 보관할 수 있어요. 특히 청국장은 얼어도 영양소가 변하지 않는 식품입니다. 보관에 대해 꼭 알리고 싶은 것은, 흰 곰팡이가 피어오를때가 가장 맛있다는 것이에요. 모르는 사람들은 상한 줄 알고 버리는데, 청국장이 상하면 검은 반점이 피어오르고 메주 냄새가 납니다.
서일농원 www.seoilfarm.com


Tip
명인이 추천하는 청국장 활용 요리

청국장찌개에는 두부와 풋고추만 넣어 드세요. 재료가 적을수록 청국장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색다른 청국장찌개를 원한다면 수제비를 떠넣거나, 칼국수를 넣어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그밖에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청국장 요리로는 동그랑땡이 있어요. 청국장, 돼지고기, 양파, 계란을 섞어 부치는 것이지요. 그리고 청국장은 요리하지 않고 그냥 먹어도 좋아요. 곱게 찧은 청국장에 배를 갈아 넣고, 견과류, 고춧가루를 넣어 비벼 쌈장으로 드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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