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다, 농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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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다, 농촌을

청정 자연과 6차 산업으로행복한 마을 용인 학일마을

청정 자연과 소득증진으로 행복을 꽃피우는 농촌이 있다.
1차 산업인 농업, 2차 산업인 농산물 가공, 여기에 3차 서비스 산업을 더한 6차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학일마을이다.
100명도 안 되는 주민들이 이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새순 돋는 봄만큼 생동감 넘치는 용인 학일마을을 찾았다.

글 구지회 / 사진 정우철

아무것도 없어 더욱 풍성한 마을

아직은 이른 봄, 학일마을로 들어서는 길 드문드문 개나리며 진달래가 피어있다. 그 길을 따라 만난 학일마을의 김시연 위원장은 꽃 피는 마을에 대한자랑으로 여념 없다. "우리 동네는 자연 환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에요. 봄이면 저수지 주위로 벚꽃이 피어나고요. 여름밤이 되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니지요. 도롱뇽과 대륙 송사리 등 희귀 동식물도 많아요. 이 지역 대부분이 생태1급지랍니다." 이렇게 자연이 청정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 무농약 농법을 쓰고, 공장 및 축사가 없다는 점이다. "쌀은 제초제 대신 우렁이를 사용해 재배하고요, 배는 무농약 상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표고버섯도 마찬가지로 무농약으로 키우고요. 공장이나 축사가 없으니 정화해야 할 폐기물도 없습니다."

꽃 피고 반딧불 반짝이는 마을. 그 풍경이 귀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청정 자연은 농가소득으로도 이어진다. "우리고장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쌀은 계약재배입니다. 농협이 다 사가기 때문에 자식들 줄 것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는 학일마을은, 그렇기에 더욱 풍성한 마을인 셈이다. 유기농 쌀 외의 농산물들 또한 완판 기록 행진 중이다. 계약 재배와 2차 가공, 3차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한 덕이다. "농협이 전량 수매하는 유기농 쌀외에 일반 청결미는 떡으로 가공하는데, 판매를 개시하면 일주일 만에 매진이에요. 인터넷으로 직접 주문을 받아 판매하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약 30%저렴하고, 첨가물 없이 안전한 제품이라는 것이 비결입니다. 밭작물인 감자, 고구마, 옥수수, 표고버섯, 과일 등은 대부분 체험하러 오시는 손님들이 다 사가고요, 콩은 전통 장류로 제작해 부가가치를 높이지요." 듣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 완판 기록!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학일마을의 웃음꽃은 소비자들에게도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학일마을로 체험하러 오세요!"김시연 학일마을 위원장

옛 농촌마을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학일마을은 고려 중엽 때 생겨났습니다. 이름은 학이 많았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마을에서 태어난 유명한 분으로는 삼학사 중 한 분인 오달재가 있습니다. 삼학사는 조선 인조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대항해 결사 항전을 주장한 세 명의 관리입니다. 주변에 유명한 곳으로는 미리내 성지가 있어요. 한국 최초의 가톨릭 신부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자리한 곳이지요. 그리고 그가 절두산에서 순교한 후 시신을 운구할 때, 우리 동네 뒷산을 넘어갔다고 합니다. 이 근처에서 신라금동불상이 출토된 적도 있어요. 이렇게 이야기가 많은 저희 학일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험프로그램의 종류는 무려 40종입니다! 봄에는 손 모내기, 여름엔 감자 캐기, 가을엔 벼를 베고, 겨울엔 김장 등을 하죠. 농촌에서 원래 해 왔던 일들을 도시 분들에게 소개하는 일들이에요. 인기가 워낙 좋아서 금방 마감되니, 미리미리 예약하시고 저희 마을을 찾아 주세요!

6차 산업으로 농가 소득 증대

학일마을이 수상한 갖가지의 기록 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2016년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소득체험 분야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일이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창출한 소득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마침 곧 시작될 모내기철을 맞아 볍씨를 고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볍씨를 '골라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도시인들에게는 이것조차 신기한 일. 하물며 직접 체험까지 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프로그램은 '손 모내기'와 '미꾸라지 잡기'다. "논에서 하는 체험들을 할 때 특히 우스운 풍경들이 연출되지요. 온몸으로 미꾸라지를 잡느라 전신 머드팩을 하질 않나, 꼬마 아이들은 뻘에 빠진 다리를 못 빼 낑낑대고, 인솔하시는 선생님들도 빠지고 넘어지니 다함께 하루 종일 웃습니다."
그 덕에 학일마을 체험 프로그램 방문객은 2009년 1,220명이었던 데에서 2013년에는 10,028명으로 훌쩍 늘었고, 지난해에는 13,628명이 방문했을 정도다. 재방문율 또한 40% 이상을 자랑하고 있다. 더욱 대단한 것은 하루에 한 팀만 받는데도 이런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다. "한 팀만 받는 이유는, 그 팀에만 집중하려는 의도예요. 그런데 이런 규칙을 만드니, 그럼에도 오고픈 마음에 단체가 연합을 해서 한 번에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웃음) 방문 인원 최고 기록은 530명이었습니다. 유치원 연합 단체였죠. 바짝 긴장하고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임무를 드렸어요. 안전 통제, 인솔, 고구마 캐는 요령을 가르쳐 주실 분 등 마을이 아주 꽉 찬 하루였습니다." 청정한 자연, 재미있는 체험, 여기에 주민들의 노력까지 더해지니 앞으로도 학일마을 방문객들은 계속해서 늘어나지 않을까.

학일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들

햇살 담은 장독대

학일마을의 특산품은 크게 두 가지, 전통 장류와 표고버섯이다. 모두 소득이 높은 작물이기도하다. 먼저 찾은 곳은 반짝이는 장독들이 늘어서 있는 장독대. 그런데 약 300개나 되는 장독 하나하나에 이름이 써 있다. "대부분 이미 임자가 있는 장들이에요. 전화로 주문하시는 분도 계시고, 체험프로그램에서 만든 분도 계세요. 손 맛 좋은 할머니들이, 마을에서 직접 키운 청정 콩을 가마솥에 삶아 빚어낸 된장이며 간장, 고추장 맛이 얼마나 좋겠어요? 우리 마을에서 된장을 만들어 판 지 15년 되었는데, 처음엔 콩 10가마로 시작했던 일이, 쇄도하는 주문 때문에 이제는 80가마로도 모자랍니다." 햇살이 비치는 맑은 간장, 그 위에 색깔도 고운 메주며 고추, 숯, 대추가 동동 떠다닌다.

버섯이 숨 쉬는 하우스

다음으로 방문한 표고버섯 하우스에서는 꼬물꼬물 한창 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하우스 규모는 약 16동이에요. 통나무와 배지, 두 가지 방법으로 키우는데, 버섯을 기른 통나무는 다시 된장 만들 때 콩을 삶는 장작으로 쓰지요. 그리고 버섯 따는 일은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계하기도 해요. 생으로 먹어도 맛있으니 하나 따서 드셔 보세요." 탱탱하다 못해 단단한 버섯을 손 맛 좋게 똑! 따서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오래도록 향기가 가득했다. 따는 재미에 신선한맛까지 더해지니 버섯 싫어하는 아이들도 꿀떡꿀떡 잘 먹지 않을까?

체류형 주말농장, 클라인가르텐
체험 프로그램에 더해, 2016년부터 학일마을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다. 독일어로 '작은 정원'이라는 뜻의 '클라인가르텐'이다. 독일 사례를 차용한 이 프로그램은 도시인들이 도심이나 근교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며 휴식 하는 체류형 주말 농장을 말한다. "참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귀농귀촌을 생각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우리 마을에 정착하신 분도 계시죠. 마을 분들과 미리 친해진 데다 농사 기술도 쌓았으니 적응이 쉬운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너른 부지에, 텃밭 딸린 작고 아담한 클라인가르텐 20여 동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 중 나무 데크까지 설치해 멋들어진 클라인가르텐이 눈에 들어왔다. 2016년부터 매해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82세 전무남 씨의 '작은 정원'이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쉬엄쉬엄일하니 노년에 즐겁지요. 토마토도 심고, 고추, 감자, 김장 배추도 심지요. 우리랑 딸네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에요. 얼마 전에는 바비큐 기기도 들여 놓았습니다. 손녀딸이 자주 놀러 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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